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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5 <시골총각의 서평> 아프니까 청춘이다 - 김란도 작.
카테고리 없음2011. 9. 5. 06:30
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쓴다. 말할 수 없는 아픔의 시간을 보냈다. 위로받고 싶고 기대고픈 생각이 간절한 시기였다. 책을 읽을수도, 글을 쓸 수도 없을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내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련이 사람을 키운다고 하지 않는가.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읽고자 했다. 하지만 읽을 기회도 없었고 어줍잖은 말이나 던지는 책이라면 보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읽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얼마 전 내 소식을 듣고서 나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해주고 싶었나보다. 만났을 때 괜찮은 척 밝은 모습만 보여주었는데도 눈치 빠른 그 누나가 알아채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많이 괜찮다. 어줍잖은 위로가 아니라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재미있는 책이다.




알차고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몇 시간만에 읽어버리는 악취미가 있다. 이 책 역시 단 몇시간만에 읽어버려야 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읽어버리기엔 아까운 책이다. 3~4일 정도 여유를 두며 읽었다. 법정스님의 글을 읽는 것처럼 하나하나 가슴에 새기고자 읽은 것이다.

물론 이 책의 가장 주요한 독자층은 대학생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아직 20대이거나(올해가 20대의 마지막 해이지만 난 아직 20대가 맞다. 내년이면 만 29세이니 그때도 분명 20대이다) 철들지 않은 혹은 인생 앞에 홀로 서 있는 것이 두려운 어른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20대 그때에 내가 왜 그렇게 힘들었었는지, 내 주변의 청춘들이 힘들어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저자인 김란도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아픔 또한 같이 느끼고 있는 듯하다. 자신의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든다. 행복 뿐만 아니라 일생의 큰 행운이겠지.


책을 읽으며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는데 너무 많이 느껴서 그런지 딱히 무엇을 꼭 집어 말하기가 어렵다. 다만 굉장히 재미있는(?) 인용구가 있어 적어본다. 모 고등학교의 있는 '직업 선택의 십계명'이라고 한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마을 사무장인데 어쩜 이렇게 십계명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렸다. 한편으로는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다는 확신도 들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군대에 있는 동안 책읽는 것에 큰 재미를 들였다. 당직근무를 설 때면 한두권쯤은 쉽게 읽었으니까.
어렸을 때는 화장실에 책을 들고 갈 만큼 너무나 좋아했던 챍읽기였는데  교과서에 생활이 뭍혀가면서 책읽기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그러다 교과서와 작별하고나니 다시 책읽기의 재미를 알게 된것같다. 군대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주변에 그럴만한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책을 사서 읽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꽤나 모여있다. 그렇게 한권두권 쌓여가는 책을 보니 욕심이 생긴다. 훗날 집을 짓게 되면 나만의 서재를 반드시 꾸미는 것이다. 그때까지 내가 얼마나 책을 읽게 될지 궁금하다. 물론 책의 권수만큼 내 마음의 양식이 쌓이는 것은 아닐테지만 책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많은 답을 찾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간만에 서평을 적다보니 이것저것 잡스러운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하지만 서평이 꼭 책에 대한 감상만을 적어야 하는건 아니잖아? 진짜 책을 잘 읽은 것이라면 내 인생을 뒤돌아보고 또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감흥이 있어야 하겠지.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현재, 바로 지금 아니겠어?

다음 읽을 책은 "서른과 마흔사이"로 정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나도 내년이면 서른이잖아!!

Posted by 시골 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