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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8 <시골총각의 서평 - 야신 김성근, 꼴찌를 일등으로>
카테고리 없음2011. 9. 8. 07:00
  내 몸이 둥실 뜬다. 이렇게 마냥 하늘로, 하늘로 날고 싶다.
  떨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둥실 뜬다. 
  균형이 안 맞아서 좀 불안한 마음도 들지만,
  떨어지다가 또 둥실 떠오른다. 밤하늘에 불꽃이 만개했다.


 2007년 한국시리즈를 처음으로 우승하고 헹가래를 받는 김성근 감독.
우승이라는 타이틀, 1980년 신일고 우승 이후 27년 만이라고 한다. 야신(野神)이라고 추앙받는 김성근 감독이 무려 27년만에 우승을 한 것이다. 난 야신을 이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야신이 그냥 훌륭한 감독인줄만 알았다.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어떠한 생각을 가졌는지 인터넷 기사로만 조금씩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를 잘 알고 싶었다. 든자리는 모르지만 난자리는 안다고, 그가 떠난 후 그를 알고 싶은 욕망이 더욱 간절했다.



 매일같이 즐겨보던 야구를 이제는 보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이 떠났기 때문이다.

김성근의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만으로 야구팬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다. 더러운 야구, 재미없는 야구를 응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갑갑하다. 자기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줄 모른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인데 자기만 맞다고 한다. 편협한 인간성이다. 남들이 하는 말에 너무 쉽게 현혹된다. 김성근은 쪽바리다, 이기는 야구 즉 재미없는 야구만 한다... 남들이 그렇게 얘기하면 맞는 말이다. 김성근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마구마구 말한다. 기사라도 나오면 악성 댓글이 줄을 잇는다. 익명에 의지한 비겁한 인생들이다.

야신, 그는 언제나 마이너리티 즉 비주류였다. 주류세력은 비주류의 성공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다수가 비주류인 사람들이 주류와 결탁하여 비주류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의 야구가 공격받는 것도 그와 같은 원리다. 주류가 먼저 공격하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협공을 가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은 없다. 다만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한다, 우리팀이 당신에게 졌으니 당신의 야구는 지저분한 것이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또한 안타까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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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야구에 미쳤고, 야구는 그의 종교이다. 야구가 없는 김성근을 삶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악바리, 싸움꾼이 되어야만 했던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생계를 위해 일제시대 일본으로 떠난 그의 가족은 가난과 싸워야만 했고, 그의 어린시절도 가난과의 지독한 투쟁이었다. 오로지 야구만이 그의 희망이자 열정이었지만, 그는 일본에서는 조센징으로 한국에서는 쪽바리로 낙인찍혀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러한 주홍글씨에서 벗어나고자 도망가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삶은 언제나 정면승부였고 독하게 이겨왔다. 

선수생활을 부상으로 불운하게 마쳤지만 뛰어난 지도자가 되기 위해 그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야구관련된 서적만 500권을 넘게 읽은 야신, 그는 항상 공부하는 지도자였다. 또한 선수들에게는 아버지였다. 혹독하게 훈련시키기로 유명한 야신이지만 그것 역시 그들의 아들들의 성공을 위한 것이었다. 그의 조련을 통해서 훌륭한 야구선수로 재탄생한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무작정 남을 비난하는 것을 매우 잘못된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야신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계속 나의 포대장 생활이 생각났다. 나는 얼마나 열정적이었을까? 내와 함께했던 포대원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120명을 휘하 병력으로 이끌던 스물다섯의 어리고 여린 포대장은 스트레스로 밤잠을 설친적이 많았다. 잠을 이루고자 수면유도제를 먹고 잤다가 지각을 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힘들지만 보람차고 아름다운 나날이었다. 야신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또 그러고 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내 갈길을 가야겠다. 야신은 야구에 미쳤지만 나는 농촌에 미쳐있다. 야신이 그랬던 것처럼 내가 가는 길에 신념을 가지고 미쳐보자. 미치지(crazy) 않으면 미칠(reach) 수 없다.(不狂不及 - 약여불광(若汝不狂) 종불급지(終不及之))


 

  야신이 왜 SK를 떠나야만 했는지, 궁금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답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과거에 이미 예견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야신은 무엇을 해야할까? 야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살아온 그가 야구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다시 감독으로 돌아와서 지나온 만큼의 업적을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만약 그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한다면 오히려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감독은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 야구해설과 더불어 각종 강연을 다니면 어떨까싶다. 야구를 보는 눈이야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까 그의 해설은 하일성과 허구연의 그것만큼이나 날카롭고 깊이가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그의 살아온 이야기만으로도 훌륭한 강의거리가 될 터인데 야구에 대한 열정과 리더십에 대한 내용이라면 정말 알찬 강의가 되지 않을까? 그의 열정 바이러스를 강의를 통해 대한민국 곳곳에 심어줬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보스의 마음가짐을 알았으니 나와 같은 참모의 처신을 연구해보자. 실은 예전에 '사장이 모르는 직원 마음 직원이 모르는 사장마음''사장이 직원을 먹여살릴까 직원이 사장을 먹여살릴까'라는 책을 읽고나서 보고자 했던 책인데 이제야 읽을 기회가 생겼다.
2010/09/25 - [서평(書評)] - 서평(書評) - 사장이 모르는 직원 마음 직원이 모르는 사장 마음
제목은 '1인자를 만든 2인자들'로 리더를 움직이는 참모에 관한 이야기다.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리더이고, 리더를 움직이는 것은 참모라고 한다. 나는 리더를 움직이는 참모가 될 수 있을까?

 서평이라는 거창한 타이틀로 글을 적어내려가고 있지만 내 글은 언제나 형편없다. 글이 아니라 쓸데없이 길고 두서없는 '적기'일 뿐이다. 내가 서평을 쓰는 이유는 책을 읽고 그 감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앞으로 많은 책을 읽을 것인데 그건의 경험으로 봤을 때 서평이라도 적어 놓지 않으면 책을 통한 가르침을 기억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책을 통째로 다시 읽을수는 없지 않은가? 대신 꾸준하게 쓰고자 한다.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흔적이다. 또한 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다. 소설을 쓰고 싶다. 아이템도 준비해뒀다. 무작정 써보고 싶지만 역사적인 고증이 필요한 내용이라 자료 수집중이다. 소설을 쓰려면 글솜씨를 키워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또 써야한다. 착실하게 준비해 나가야겠다. 두서없이 긴 글, 나도 참 읽기 힘들다.. 

Posted by 시골 총각